고삼석 동국대 석좌교수 "BTS의 귀환은 K콘텐츠가 소년에서 어른으로 성장한 신호… 한류 특화 AI 모델·다국적 버추얼 그룹·엔터테크 도시 결합으로 다음 단계 가야"
K컬처의 다음 30년은 '공진화(Co-evolution)'와 '엔터테크(EnterTech)'에 달렸다.
한국은 2025년 토니상에서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이 수상하며 에미(2022 오징어 게임)·그래미(1993 소프라노 조수미)·오스카(2020 기생충)에 이어 미국 4대 엔터테인먼트 상을 모두 거머쥔 'EGOT 국가'가 됐다.
2025년 콘텐츠 산업 매출액은 157조 4,021억 원, 수출은 141억 7,543만 달러로 14~23년 연평균 매출 5.2%, 수출(달러 기준) 10.2% 성장이라는 기록을 갈아치웠다. 그러나 양적 확장의 시대는 그 자체로 다음 단계의 출발점이 되지 못한다. 생성형 AI가 기획·제작·후반·마케팅·소비까지 콘텐츠 가치사슬 전 영역에 들어오면서, 경쟁축이 '얼마나 많이 수출했는가'에서 '어떤 기술과 어떻게 결합했는가'로 옮겨갔기 때문이다.
고삼석 동국대학교 석좌교수(대통령 직속 국가AI전략위원회 위원, K-엔터테크포럼 상임의장)는 지난 4월 24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K엔터테크 글로벌 서밋 @ WIS 2026 기조강연에서 "K콘텐츠 산업은 양적 확장을 넘어 질적 성숙 단계로 들어가야 한다"며 "한국 콘텐츠와 한국 AI가 함께 글로벌로 나가는 '공진화 전략'이 다음 30년의 좌표"라고 밝혔다. 강연 제목은 "The Future of K-Culture: Coevolution & EnterTech"였다.
① 1997년 사랑이 뭐길래에서 EGOT까지 — 30년의 궤적
△ K-Culture의 30년 — 1997년 '사랑이 뭐길래'에서 출발해 2001년 보아, 2003년 H.O.T., 2005년 대장금·겨울연가, 2012년 강남스타일, 2013년 별에서 온 그대, 2016년 태양의 후예, 2019년 BTS, 2020년 기생충, 2021년 미나리로 이어진 한류는 중국→일본→동남아→남북미→전 세계로 확산됐다. (자료: 고삼석 교수 발표자료)
고 교수는 강연 첫머리에 BTS의 'Aliens' 가사 한 줄을 띄웠다.
"Pardon 김구 선생님 tell me how you feel." 지난 3월 21일 광화문에서 약 3년 만에 다시 열린 BTS 컴백 무대의 의미를 산업의 시간과 겹쳐 읽기 위한 장치였다. BTS가 군 복무를 마치고 성인으로 돌아왔듯, K콘텐츠도 양적 확장을 넘어 질적 성숙으로 이행해야 한다는 메시지다.
"BTS가 소년에서 어른으로 성장한 것처럼, K컬처와 콘텐츠 산업도 양적 확장 단계를 넘어 질적 성장·질적 성숙의 단계로 들어가야 한다."
1997년 중국에서 한국 드라마 '사랑이 뭐길래'가 방송된 것을 한류의 시작으로 본다. 그로부터 30년이 흐른 2025년,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이 토니상을 수상하며 한국은 EGOT(Emmy·Grammy·Oscar·Tony)를 완성했다. BBC는 "한국이 EGOT의 지위를 얻었다"고 보도했다.
단순한 콘텐츠 수출국이 아니라, 한국 문화 그 자체가 콘텐츠가 됐다는 상징적 사건이다. 고 교수는 "케데헌(K-Pop Demon Hunters)의 글로벌 인기를 계기로 한국 문화가 미국 주류에 깊게 들어가고 있음을 워싱턴 D.C.와 라스베이거스 현장에서 확인했다"고 전했다.
② 매출 157조·수출 141억 달러 — '서비스 수출' 약점 K콘텐츠가 메우다
문화체육관광부 '2025년 콘텐츠 산업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콘텐츠 매출은 157조 4,021억 원, 수출은 141억 7,543만 달러(약 19조 원)를 기록했다. 2014~2023년 연평균 성장률은 매출 5.2%, 수출(달러 기준) 10.2%로, 수출이 내수보다 두 배 가까이 빠르게 늘었다. 상품 수출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했던 한국 경제의 서비스 수출 부문 경쟁력을 K콘텐츠가 메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 문화체육관광부 '2025년 콘텐츠 산업 조사' — 2025년 매출액 157조 4,021억 원, 수출액 141억 7,543만 달러. 2014~2023년 연평균 성장률은 매출 5.2%, 수출(USD 기준) 10.2%로 매출보다 수출 성장세가 두 배 가까이 빠르다. (자료: 통계청·문체부)
글로벌 SVOD 시장에서 한국의 위상은 더 두드러진다. 시장조사기관 Luminate 분석에 따르면 2024년 미국 주요 SVOD의 '로컬 오리지널' 제작 편수에서 한국이 약 60편으로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일본(약 35편), 브라질(약 22편)을 큰 차이로 따돌렸다. 한국이 단지 콘텐츠를 수출하는 나라가 아니라 글로벌 플랫폼이 '로컬 오리지널 거점'으로 삼는 국가가 됐음을 보여 준다.
KOFICE의 2026 해외한류실태조사(30개 지역 26,400명 대상)에 따르면 전 세계 K컬처 팬이 한국 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분야는 K팝(17.5%, 9년 연속 1위)이며 한국 음식(12.1%), 드라마(9.5%), 뷰티 제품·화장품(6.2%), 영화(5.9%), IT 제품·브랜드(4.8%) 순이었다. 삼일PwC 인용 자료에서는 K콘텐츠가 한국 제품 구매에 영향을 미친다는 응답이 26개국 평균 57.9%였고, 인도네시아(81.4%)·베트남(78.6%)·사우디아라비아(74.5%)·이집트(74.0%)·인도(73.3%)·태국(72.8%)·UAE(72.3%) 등 동남아·중동·아프리카 지역에서 70%대로 특히 높게 나타났다.
③ '37.5%의 그림자'와 #SEAbling — 부정 인식 5년 연속 상승
△ KOFICE 2026 해외한류실태조사 — '한류 부정적 인식에 동의' 비율은 2021년 30.7%에서 2025년 37.5%로 5년 연속 상승했다. 동시에 '동의하지 않음' 비율은 48.2%에서 20.4%로 급감했다. (자료: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고 교수가 강조한 또 하나의 현실은 그림자다. KOFICE 조사에서 '한류에 대한 부정적 인식'에 동의한다는 응답은 2021년 30.7%에서 2022년 27.1%, 2023년 32.6%, 2024년 37.5%, 2025년 37.5%로 추세선이 위쪽을 향한다. 같은 기간 '동의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48.2%에서 20.4%로 절반 이하로 줄었다. K컬처에 대한 호감이 늘어나는 동시에, 호감이 없는 층의 의견이 더 분명해지고 있다는 의미다.
지난 2월 한 국내 아이돌 그룹의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연 직후 온라인에서 벌어진 양국 네티즌 충돌은 그 신호 중 하나다. 인도네시아·베트남·말레이시아·필리핀·태국을 묶는 '#SEAbling(Southeast Asia + Sibling) 연대 불매' 움직임이 SNS에서 확산되며 "한국 제품 사지 말자"는 구호가 등장했다.
아직 오프라인 시장에서 큰 충격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K콘텐츠 글로벌 확장이 불러올 수 있는 문화적 마찰을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단계에 들어섰다는 진단이다.
"K콘텐츠와 K컬처에 열광하는 모습만 볼 게 아니다. 왜 적지 않은 비율이 부정적 인식을 갖고 있는지 함께 고민해야 한다. K콘텐츠의 다음 스테이지는 어디로 가야 하는지, 그 답을 찾아야 할 때다."
내부 현장의 고민도 깊다. 'PD저널'이 지난 1월 한국PD연합회원 2,84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AI 이용실태 및 인식 조사'에서 PD들은 "방송사가 'AI 전환'을 표방하지만 정작 워크플로우 구축, 교육·가이드라인, 업무용 AI 구독료 지원이 현장에서 체감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제작 현장의 AI 전환 격차를 좁히지 않으면 글로벌 무대에서의 경쟁이 어려워진다는 경고다.
④ AI G3 액션 플랜의 9번 칸 — "세계가 즐기는 우리 문화"
△ 대통령 직속 국가AI전략위원회 'AI 액션 플랜' (2026) — 'Global AI Top 3 Powerhouse (G3)' 도약을 목표로 12개 추진과제 중 9번에 "세계가 즐기는 우리 문화 — AI 기반 문화강국"이 별도 항목으로 들어갔다. (자료: Presidential Council on National AI Strategy)
이재명 정부가 출범과 함께 확정한 'AI 액션 플랜'은 "진짜 성장(Authentic Growth)·모든 시민의 보편적 삶의 질·인류와 글로벌 사회 기여"를 비전으로, "Global AI Top 3 Powerhouse(G3)"를 목표로 내걸었다. 12개 추진과제 가운데 9번 "세계가 즐기는 우리 문화 — AI 기반 문화강국"이 별도 항목으로 들어간 것은 의미가 다르다. 문화 산업이 산업 전환 일반 항목에 묻히지 않고 국가 AI 전략의 독립된 축으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K콘텐츠 AI 전략의 3대 축은 ▲AI 기반 창작 생태계 활성화 ▲선도적 AI 전환을 통한 K콘텐츠 산업의 지속 성장 ▲K콘텐츠와 K-AI의 동반 글로벌 진출 및 교류 촉진이다. 고 교수는 "한국만의 정책으로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 함께 만들고 즐기고 나눌 수 있는 정책과 기업 전략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⑤ K-Channel 82, 9월 D.C. 출범 — SBS·KBS×Sinclair 첫 실증
△ K-Channel 82 — SBS와 KBS가 미국 최대 지상파 네트워크 Sinclair Broadcast Group과 각각 MOU·SCA(전략적 협력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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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nterTech Forum (K-ETF, K-엔터테크포럼)은 엔터테인먼트 테크놀로지, K-콘텐츠, 한류, 미디어 정책 분야의 전문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국내 대표 플랫폼입니다. K-팝·K-드라마·K-푸드·K-컬처와 AI·스트리밍·크리에이터 이코노미·방송 기술의 공진화(Co-Evolution) 전략을 연구하고, 국내외 포럼·행사를 통해 정책 및 산업 협력 의제를 이끌고 있습니다.
K-EnterTech Forum is Korea's leading platform for insights on entertainment technology, K-Content, Hallyu, and media policy — bridging Korean cultural industries with global technology trends.
고삼석 상임의장 · Chairman Samseog Ko
고삼석(Ko Samseog)은 K-EnterTech Forum 상임의장입니다. 동국대학교 첨단융합대학 석좌교수이자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분과위원으로, 30년 이상의 방송통신 정책 및 산업 경험을 바탕으로 K-콘텐츠와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술의 융합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前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을 역임했으며, ZDNet Korea에 정기 칼럼을 연재 중입니다.
Samseog Ko is the founding Chairman (상임의장) of K-EnterTech Forum. He is a Distinguished Professor at Dongguk University and a member of Korea's National AI Strategy Committee. Former Commissioner of the Korea Communications Commission (KC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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